人生의 향기


화려하고 화사한 젊음을 잃었다고 한탄하지 마세요
현제 당신의 향기가 더 아름답고 더 그윽합니다

묵향처럼, 난향처럼 가슴 속까지 깊이
베어드는 당신의 그 향기가 더 좋습니다

꽃은 머지않아 시들어도 세월의 주름살 따라 흐르는
경륜과 식견의 향기는 마르지 않고 항상 온화합니다

향기가 온방을 가득 채우고 남아 가슴을 흥건히 적셔오는
향기에 취해 봅니다 향은 난향이 되기도 그러다가 국향인가
하면 매향처럼 향긋 하기도 하는 당신은 사군자 모두 입니다

인격과 후덕함이 쌓여서 빚어내는 그런 향기입니다
인생의 깊은 의미를 다 아우려 헤아릴 줄 알고 언제든지
사랑하고 또 얼마든지 사랑받을 그런 멋을 갖춘 사람입니다

매화빛갈 붉은 립스틱 바르면 눈속에서도 꽃을 피워낼 것 같습니다
공자는 사오십 되면 중년이라 하고 불혹이라, 지천명이라 했던가요

자신의 인생과 기품에 따라 자기만의 향기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꾸어 갈 때 님은 젊은 시절 희생으로 베풀고 곱디 고운 심성과
아량으로 살아온 발자취가 있었기에 나이들어 이토록 아름다운
자태를 빚어 내고 있으오니 그대는 지난날 삶을 아쉬워 마세요

주름살이 깊어진 만큼 당신의 가슴속도 깊어지고 피부가
거칠어지는 대신 더 부드럽고 향기는 더욱 더 짙어집니다

그대의 모습은 어느 향수나 화장품보다 더 곱고 향긋합니다
느낌으로 전해오는 당신의 향기를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항상 무엇을 하든 제일 먼저 떠오르는 얼굴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밥을 먹어도 밥을 굶어도

꿈이나 생시나 불연 듯 갑자기 떠오르는 얼굴

잊은 듯 또 생각이 나고 비가 올 때도 눈이 올 때도

나 보다도 걱정이 되고 무의식적으로 문자를 보내고

마는 진한 커피향속에도 자꾸만 마음이 일렁이며

생각나는 얼굴 음악을 들어도 한적한 거리를 걸을 때도

내 마음속에 풍금이 되고 남의 몸짓이 되어 내 곁을

떠나지 않는 사람 어디를 가든 많은 사람 앞에서도

확연하게 뚜렷이 떠올라 밤 하늘 달덩이 처럼

너무나도 잘 보이는 얼굴 종일토록 나의 마음에

아름다운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님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