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참! 좋다.

"당신... 참!  좋다"

정말 이 말 한마디가 내 마음의 큰 보물입니다. 

당신에게서 받은 이 기꺼운 선물을 난 아직도
먼지 하나 묻히지 않고 보관하고 있답니다. 

어느날 당신은 나를 바라보며 갑자기 말했지요

"당신... 참!  좋다" 

무가공의 언어은 스스로 숨소리를 엔진처럼 달고 다니나 봐요 

당신, 이라 말한 뒤. 잠깐의 쉼표에서 그 
숨소리가 들렸어요. 그것까지 기억에 살아 있답니다

뺨과 입술과 눈매와 약간 벌름거리는 귀여운
콧자리까지, 나에 대한 호의가 온 표정을 감도는

그 순간 당신 얼굴에서 물방울 하나 떨어지며 사방에 
번져가는 아름다운 수면 같았지요, "당신... 참! 좋다" 

우린 이 말을 에두르느라 얼마나 많은 말들을 발명해 왔는지요

이 말을 잘하고자 공들인 말들이 오히려 이 말을 
억누르고 이말을 숨기고 이 말을 어지럽히지 않을까요

당신은 정말 단박에 이 말을 순정한 첫 언어로 되돌렸습니다
놀라운 즐거움과 형언할 수 없는 따뜻함이 이 말뒤에 따라 왔었죠
왜 우린 이 상쾌한 언어를 그토록 꽁꽁 처매왔던 걸까요 

힘겨울 때, 외로울 때. 지금 같은 날, 나는 가만히 
당신의 입술을 흉내 내서 중얼거려 본답니다

눈 지그시 감고 이렇게... "당신... 참!  좋다"



나 죽어 하나님 앞에 설 때 세상에서 한 일이 무엇이냐
줄세워  붙들고 물으시면 나는 맨 끝 줄에 가 설 거야

내 차례가 오면 슬그머니 다시 끝 줄로 돌아가 설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세상에서 한 일이 없어 정말 없네

끝줄로 가 서 있다가 어쩔 수 없이 마지막 내 차례가 오면
나는 울면서 말할 거야 정말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래도 무엇인가 한 일을 생각해 보라시면 마지 못해 
울면서 대답할 거에요 하나님 길가에서 깡통하나 발로 
차서 신작로 끝에 옮겨 놓은 것 밖에 한 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