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있게 해 주세요

얼마나  많은  편지를  썼던가
검은  밤하늘  아래 제비꽃이  새겨진
 
편지지에 그대에게  또 더  먼  그대에게로
이제  막 피는  꽃  옆에서 지는  꽃 그늘  아래서

또  묵묵히  입  다문  돌  옆에서 또  계절 마다
먼  그대에게  쓴  편지들이 색 색의  낙엽으로
 
춤추는 나비떼  같은 눈송이가  되어 찾아  온다
사랑은 촛불과  같이 아무 것도  없는 듯 하면서

방안  가득  마음의  집을  가득  채우는 존재다
사랑이  멀리 갔다가 다시  내게로  돌아 온다

영원한  존재에게로 아득히  멀리  있으면서
여기 와서  편지를  쓰는 내  손등  위에  떨고
있는 공기의  날개짓 처럼 떨리며 스며듭니다


한잔의 커피잔에 물을 따르는 순간
님의 향이 마음에 먼저 들어 옵니다

커피를 유난히도 좋아한 님의 그윽한 영상이
커피향 만큼이나 온 몸을 감싸고 피어 오릅니다

나의 목을 타고 흘러 가슴까지 퍼져오는
따스함은 당신을 향한 내 그리움입니다

당신에게 차마 전하지 못한 혼자만의 고백을
은은한 향으로 피워 올리며 그리움이 가라
앉은 커피를 동그랗게 흔들어 마십니다

커피 한잔에 그리움 한잔에 언젠가 만날 그날을
오래 전 부터 기다려 온 나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