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떠나는 인생

언제 떠나는지 서로 몰라도 가다 보면
서로 만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애절한 사연 서로 나누다 갈랫길
돌아서면, 어차피 헤어질 사람들

더 사랑해 줄걸 후회 할 것인데 . 왜
그리 못난 자존심으로 용서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비판하고 미워했는지
사랑하며 살아도 너무 짧은 시간

베풀어 주고 또 줘도 남는 것들인데
웬 욕심으로 무거운 짐만 지고 가는
고달픈 나그네 신세인가

그 날이 오면 다 벗고 갈텐데
무거운 물질의 옷도. 화려한 명예의 옷도.
자랑스런 고운 모습도. 더 그리워하면 더
만나고 싶고, 더 주고 싶고, 보고 또 보고
따뜻이 위로하며 살아야 하는데

왜 그리 마음에 문만 닫아 걸고
더 사랑하지 않았는지, 아니 더
베풀지 못했는지. 천년을 살면
그리할까. 만년을 살면 그러리요.

사랑한 만큼 사랑 받고 도와준 만큼
도움 받는데 심지도 않고 거두려고만
몸부림쳤던 부끄러운 나날들

우리가 서로 아끼고 사랑해도 허망한
세월인 것을 어차피 저 인생의
언덕만 넘으면 헤어질 것을

미워하고 싸워 봐야 상처난
흔적만 훈장처럼 달고 갈텐데

이제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이제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사랑해야지
우리는 다 길 떠날 나그네들 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