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머리 물 시린 계곡 따라
잔설의 혼백 녹아 내리고
산등성이 도린 곁에 수줍은 듯
피어나는 이름 모를 꽃 한 송이
섧도록 혼미한 사랑 꽃 피운다.
겨우내 얼었던 계곡 가시 같은
찬바람 사이로 올망졸망 뽀얀
눈망울 부스스 잠깨어 새 움
틔우고 살포시 떨리는 가지마다
수줍은 듯 파릇하니 기지개 켠다.
야트막한 개랑 젖무덤 사이로
잔설 헤집고 피어나는 우유 빛깔
물안개 보송보송 버들개지 사륵
사륵 눈 틔우는 소리 꽃 바람에
시린 계곡 봄 햇살 익어간다,
- 원연숙 -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작은 풀잎 하나 흔들려도
내 가슴 이리도 흔들리는데
귓가에 바람 한 점 스쳐도
내 청춘 이리 쓰리고 아린데
왜 눈물겹지 않았겠습니까,
사람과 사람은 만나야 만
한다기에 그저 한번 훔쳐 본
것뿐인데 하루에도 몇 번이고
매스꺼운 너울 같은 그리움 왜
보고 싶은 날이 없었겠습니까,
하루의 해를 전봇대에 걸쳐 놓고
막차에 몸을 실을 때면 어김없이
창가에 그대가 안녕 하는데 문이
열릴 때마다 내 마음의 편린들은
그 틈 사이에서 이리 흔들리는데
왜 서러운 날이 없었겠습니까,
그리웁다 사람이 그립다는 말
그 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저 달빛은 오늘도 말이 없네요,
사랑한다면 진정 사랑한다면
그저 멀리서 보고 또 바라보며
오래도록 그리워해야 한다니
어찌 말처럼 쉽겠습니까,
달빛은 점점 해를 갉아먹고
사랑은 짧고 기다림은 길어
지거늘 왜 그립지 않겠습니까
비라도 오는 날에는 기댈 수
있는 벽조차 그리웠습니다,
잔설의 혼백 녹아 내리고
산등성이 도린 곁에 수줍은 듯
피어나는 이름 모를 꽃 한 송이
섧도록 혼미한 사랑 꽃 피운다.
겨우내 얼었던 계곡 가시 같은
찬바람 사이로 올망졸망 뽀얀
눈망울 부스스 잠깨어 새 움
틔우고 살포시 떨리는 가지마다
수줍은 듯 파릇하니 기지개 켠다.
야트막한 개랑 젖무덤 사이로
잔설 헤집고 피어나는 우유 빛깔
물안개 보송보송 버들개지 사륵
사륵 눈 틔우는 소리 꽃 바람에
시린 계곡 봄 햇살 익어간다,
- 원연숙 -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작은 풀잎 하나 흔들려도
내 가슴 이리도 흔들리는데
귓가에 바람 한 점 스쳐도
내 청춘 이리 쓰리고 아린데
왜 눈물겹지 않았겠습니까,
사람과 사람은 만나야 만
한다기에 그저 한번 훔쳐 본
것뿐인데 하루에도 몇 번이고
매스꺼운 너울 같은 그리움 왜
보고 싶은 날이 없었겠습니까,
하루의 해를 전봇대에 걸쳐 놓고
막차에 몸을 실을 때면 어김없이
창가에 그대가 안녕 하는데 문이
열릴 때마다 내 마음의 편린들은
그 틈 사이에서 이리 흔들리는데
왜 서러운 날이 없었겠습니까,
그리웁다 사람이 그립다는 말
그 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저 달빛은 오늘도 말이 없네요,
사랑한다면 진정 사랑한다면
그저 멀리서 보고 또 바라보며
오래도록 그리워해야 한다니
어찌 말처럼 쉽겠습니까,
달빛은 점점 해를 갉아먹고
사랑은 짧고 기다림은 길어
지거늘 왜 그립지 않겠습니까
비라도 오는 날에는 기댈 수
있는 벽조차 그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