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아가는 것이 다 거기서 거깁디다.

능력 있다고 하루 열 끼 먹는 거 아니고. 많이 배웠다고 남들 쓰는 말과 다른 말 쓰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발버둥 거리며 살아 봤자. 사람 사는 일 다 거기서 거깁디다.

천 원 버는 사람이 만 원 버는 사람 속 모르고. 천 원이 최고인 줄 알고 살면. 그 사람이 잘사는 것입디다. 많이 벌자고 남 울리고 본인 양심 가책느끼며 살아야 한다면. 차라리 벌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인생이 아닐까요.

어차피 내 맘대로 안되는 세상. 그 세상 원망하고 세상과 싸워봤자 자기만 상처받고 사는 것.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자기 속 편하고 남 안 울리고 살면 그 사람이 잘사는 사람이 아닐까요.

욕심. 그거 조금 버리고 살면. 그 순간부터 행복일 텐데. 뭐 그렇게 부러운 게 많고, 왜 그렇게 알고 싶은 게 많은지. 전생에 뭘 그리 잘 먹고 살았다고. 그렇게 버둥대는지. 내 팔자가 참 안 돼 보입디다.

어렸을 때 예쁘게 웃던 입가에는. 어느덧 싸구려 미소가 자리 잡고 있고. 적당히 손해 보며 살던 내 손에는. 예전보다 만 원짜리 몇 장 더 들어 있습디다. 그 만 원짜리 몇 장에 그렇게도 예쁘게 웃던 내 미소를 누가 팔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도매로 넘겨버렸습디다.

세상 사는 것이 다 그러는 건지. 넓고 좋은 장소에서 잔다고 좋은 꿈 꾸는 것도 아닐태고. 좋은 음식 먹고 산다고 행복해지는 것도 아닐텐대. 내 인생인데 남 신경 쓰다 보니 내 인생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TV 광고를 그대로 믿고 무언가를 살 때나. 친구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줄 알고 살 때가 좋은 때였습디다.
언젠가 부터 술을 먹으면 사람이 싫어집디다. 술에 많이 취하면 내 진심이 찾아오고. 왜 이따위로 사느냐고 나를 괴롭힙디다.

어떻게 살면 잘 사는 것인지. 잘 살아가는 사람은 그걸 어디서 배웠는지 안 알려 줍디다. 고개 들어 하늘을 본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고. 정말로 기쁘고 유쾌해서 웃어본 지가 언젠지. 그런 때가 있기는 했는지 궁금해집디다.

알아야 할 건 왜 끝이 없는지 눈에 핏대 세우며 배우고 배워가도 왜 점점 모르게 더 많은지. 내가 남보다 나은 줄 알았는데.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아 둘러보니. 이제껏 내 살 내가 깎아 먹고 살아왔습디다.

알수록 복잡해지는 게 세상살이 인가 봅니다. 어련히 알아지고 이별하는 세상인 것을 미리 알려고 버둥거리며. 내 무덤을 본인이 파며 사는 것 같습니다. 나 같은 사람들이 만든 세상에 내가 먼저 질려 버렸습니다.

세상 사는 것이 다 이런 건가요. 왜 그렇게 내 시간은 없고. 태어나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죄라는 것을  뼈에 사무치게 쇠뇌가 됩니다.

망태 할아버지가 뭐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무서워하던 그때가 오히려 행복했습니다.
엄마가 밥 먹고 '어여 가자' 하면 어딘지도 모르면서. 먹던 밥 빨리 삼키던 그때가 그리워집니다.

남보다 좀 다르게 살아보려고 바둥거리다 보니. 남들도 나와 비슷하게 살아 갑디다. 다른 사람들도 남 따라 바둥거리면서 자기 살 깎아 먹고 살아 가고 있습디다.

좀 잘 사는 사람한테 물어보니. 잘 사는 법은 안 알려 줍디다. 그래서 잘사는 사람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사람 살아가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로 살다 가는 게 인생이라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