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살아요.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 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요.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안 깼다고
집으로 되 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요.

산다는 건 참 만만치 않은 것이라네요.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요.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뿐이지

어느 날 눈이 올지. 비가 올지. 그때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 갈지 누가 알아요.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인가 봐요.
개똥 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 거에요.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하겠습니까?

- 이외수 글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