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과 비난의 차이

비판은. 반성하라는 의미와 충고의 의미로. 권고의 뜻이 담긴 좋은 쪽의 말이 비판입니다.
비난은. 상대방에게 충고나 반성하라는 의미 없이 상대방이 미워서 나쁘게 말하는 것이랍니다.

비판과 비난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둘은 종종 매우 유사해 보이며 때론 구분할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행위자의 태도를 잘 관찰하세요. 행위자가 (비록 위선적으로나마)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자 노력하며 공정하고 건설적인 평가와 충고를 내리는 것은 비판입니다.

행위자가 눈에 띄든 안 띄든 어떠한 방식으로든지 다른 개체를 깎아내리고 흠 잡는 데 노력하며. 극단적이고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운다면 이는 의심의 여지 없이 비난입니다.

“비판”은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의사에 문제점이 있으면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건전한 비판은 나와 너. 나아가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며 널리 권장하고 조장되어야 할 사회적 필수 덕목입니다.

따라서 비판은 건전하고 폭력적이지 않으며 나와 함께 너와 우리를 생각하여야 합니다.

“비판”에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경우 자신만의 아집과 이기적 유아독존의 사고에 함몰되어 그런 사람이 리더 자리에 있으면 영향을 받는 대다수 사람에게 군림하며 독선에 흐르게 된다는 사실은 우리 정치를 비롯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 내가 속한 한 단체에서 회원의 과반도 참여 안 하는 해외여행을 수익자 부담원칙에 의하여 참여하는 개인이 부담하지만 회비로 다녀오는, 그야말로 상식과 기본에 어긋난 일을 아무리 설득해도 리더가 독선으로 밀어붙이고 거기에 동조하는 회원과 리더를 보고 얼마나 리더의 기본이 중요한가를 절감했습니다.

“비판”과 달리 “비난”은 다른 사람의 의사나 의견의 문제점을 파악해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격을 무시하고 사람 자체를 공격하는 전형적인 언어폭력입니다.

그러므로 ‘비난”에서는 상대방의 의사와 의견을 이성적으로 보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일관해 의견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기보다는 의견을 제시한 사람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비판과 비난은 분명히 다릅니다. 비판은 서로가 다름을 제대로 인정을 하고. 그 위에서 상대방의 생각 기반이 되는 것들에 대해서 정확한 근거와 증거를 인용해서 논리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분만의 느낌으로 두리뭉실하게 "그건 아니다" "그건 틀리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주관성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일들도 있는 거로 압니다. 그러나 비판은 주관적인 일에도 그 기반이 되는 근거나 증거가 제시되지만, 비난은 그렇지 못합니다.

우리는 서로를 비난하고 거기에 화를 내고 갈등을 일으키는 비생산적이고 파괴적인 일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상호관계에서 타인을 비난하는 버릇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욱 큰 문제는 서로의 생각이 "다른 것"과 상대방의 논리나 근거가 "틀렸다는 것"을 혼동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한국에서 많은 사람이 다르다는 것과 틀리 다를 구별하지 못하는 세태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르다는 것과 틀리다는 논리적으로 완전히 다른 말입니다. 영어로 하면 different 이 플랜트-다르다 와 wrong 러언-틀리다 의 차이입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그런데 왜 섞어 쓰는 건지? 비판은 소중한 것입니다. 비판이 있었기에 인류는 발전해 올 수 있었습니다.

개인이나 조직이나 비판이 없고 좋은 게 좋다 식으로 지내고. 비판하면 무조건 "왜 따지느냐. 둥글둥글하게 넘어가며 살자!" 하면서 대안도 없이 돌아서서 그 비판한 사람을 욕하고 매도하고 싸우고 끼리끼리 모여서 뒷이야기 합니다.

이런 것이 세계적인 현상인지 모르지만 오죽했으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펴 낸 책 제목이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다" 였을까 하고 고뇌해 봅니다.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고 용납하지 못하면 그 개인이나 조직은 분명히 정체되거나. 언젠가는 썩어버리는 경우를 주위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교육이 암기 위주여서 그런지 문제의식이 없이 술에 술 탄 듯. 좋은 게 좋다는 분위기에 익숙해 있고. 그런 사람이 인간관계가 좋다고 잘못 인식되어 있는 게 현실입니다.

모난 돌 정 맞는다든지. 가만히 있으면 2등이라도 가지. 두리뭉실하게 넘어가자. 하는 것들은 그런 분위기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말들입니다.

선배 한 분은 술 한잔 하면 탁자마다 돌아다니면서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노래하고 난 뒤 다 같이 구호로 "이대로" 하고 선창을 하길 좋아합니다.

이대로라는 구호는 보수 일색의 기득권층이 즐겨 부르기를 좋아했던 말이라는 것도 모르고 생각 없이 따라 외치는 세태를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아이 때부터 질문하고 토론하고 문제의식을 느끼고 혁신하고 창의적인 생활에 익숙한 생활 태도를 가진다면 때론 잘 못된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비난에 개의치 않는 인생을 산다면 그런 분은 보람되고 밝은 삶이 보장되리라 확신합니다.

그러나 비난은 99%의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같은 편까지 적으로 돌리는 바보짓에 불과합니다.

제발 작은 소리도 귀 기울여 주고 포용하고. 정확한 근거와 증거로 "비판"을 하지. 비난은 하지 맙시다,

- 책속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