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란지교를 꿈꾸며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나 눈 내리는 날이라도 공허한 마음 달래려 찾아가도 좋을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악의 없이 남의 이야기를 주고받아도 소문에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자기 아내나 남편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 어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영혼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좋습니다. 나이가 많거나. 동갑이나 적어도 좋습니다.

다만, 잘생길 필요도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참 좋겠습니다.

나는 될수록 정직하게 살고 싶고. 친구도 재미나 위안을 위해서. 그저 탄로 나는 약간의 거짓말을 하는 재치와 위트를 가졌으면 하는 것뿐입니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하게 맞장구 쳐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많은 사람과 사귀기를 원치 않습니다. 여러 사람을 사랑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한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지속하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