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울컥 보고 싶은 날에

당신이 울컥 보고 싶은 날엔. 벌거벗은 겨울 나무처럼 그렇게 떨고 서 있겠습니다.

당신이 울컥 보고 싶은 날엔. 바다처럼 파도가 철석이면서 당신에게 달려 가 울겠습니다.

당신이 울컥 보고 싶은 날엔. 겨울비가 되어 눈물처럼 당신의 가슴을 차갑게 적셔 놓으렵니다.

당신이 울컥 보고 싶은 날엔. 밤에 잠 못 드는 새처럼 나뭇가지에 앉아 당신의 이름을 부르렵니다.

당신이 울컥 보고 싶은 날엔. 당신이 오시는 종착역에서 레일이 되어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당신이 울컥 보고 싶은 날엔. 벼랑 끝에 매달린 바위 위의 꽃이 되어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