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상처로 아파 고민하던 독수리가 있었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낭떠러지 위로 가서
밑을 내려다 보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독수리는 여태껏 입은 자신의 상처 때문에
더 이상은 높이 날 수 없다는 시름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선택을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대장 독수리가 재빨리 날아와
상처 난 독수리에게 다가와 말을 하였습니다
왜 갑자기 이렇게 어리석은 일을 하려 하는가
그러자 아파하던 독수리가 말했습니다.
난 늘 상처만 입고 살아요 이렇게 살아갈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대장 독수리는 갑자기 자신의 날개를 펼치며
이야기했습니다 이 날개에는 오래돼 보이는
많은 상처와 흉터가 여러 곳 남아 있었습니다
나의 몸을 한 번 보렴 지금은 내가 대장 독수리지만
나 또한 많은 상처를 입고 살아왔지 여기는 사람의
총에 맞은 상처 여기는 다른 독수리에게 습격받은
상처 여기는 나뭇가지에 찢긴 상처란다 그 외도
수 없는 상처 자국이 있는 대장 독수리 날개를
보자 아파하던 독수리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대장 독수리는 단호한 말투로 다시 이야기했습니다.
이것은 나의 몸에 새겨진 상처일 뿐이다 나의 마음엔
더 수많은 상처 자국이 새겨져 있단다 그런 상처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서지 않으면 안 되었지 상처 없는
독수리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독수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