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연습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습니다.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많은 말이 얼마나 나를 탈진케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 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을 많이 하여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어서입니다. 

내 안에 망각한 기억을 꺼내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습니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 일지라도. 더. 
지긋이 채워 두면. 향기롭게 숙성돼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라며. 

침묵의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도. 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며. 묵묵히 살고 싶어요. 
그럴 용기도 지니며 살고 싶습니다.

- 그리운말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