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받은 선물을 아직도 깨끗하게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당신은 나를 바라보며 갑자기 말했지요. "당신. 참! 좋다"
무가공의 언어는 자신의 숨소리를 엔진처럼 달고 다니나 봐요.
당신이라. 말한 뒤. 잠깐의 쉼표에서 그 숨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뺨과 입술과 눈매와 약간 벌름거리는 귀여운 콧자리까지.
나에 관한 호의가 온 표정을 감도는 그 순간. 당신 얼굴은 마치
앵두 같은 볼에. 사방으로 퍼져가는 이쁜 색시 얼굴이었습니다.
"당신이·참. 좋다는 말을 애두르느라. 얼마나 딴말을 해 왔는지요.
이 말을 하려고 딴말을 억누르고. 숨기고. 어지럽히지 않았습니까.
당신은 정말 단박에. 이 말을 순수하고 순진한 언어로 돌렸습니다.
놀라운 즐거움과 형언할 수 없는 따뜻함이 이 말 뒤에 따라 왔었죠.
왜 우린 이 상쾌한 언어를 그토록 꽁꽁 묻어 두고 살아왔을까요.
힘겨울 때. 외로울 때. 가만히 당신을 흉내 내며 중얼거려 봅니다.
눈을 지그시 감고 이렇게…. "당신…. 참! 좋다"
- 옮긴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