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리워지죠

어찌 이럴 수 있습니까. 낙엽이 뒹구는데 가슴이 떨리고. 
찬바람 좀 스쳐서. 쓰리고 아려와 슬퍼지는 것은 왜지요. 

사람과 사람은 만나야 한다기에 그저 훔쳐 본 것뿐인데. 
매스꺼워지고. 너울 같은 그리움으로 보고. 싶어집니까. 

저무는 해는 전봇대를 넘어. 서산으로 넘어가는 시간에 
오늘도 하루가 무사히 지나는 길 지하철에 몸을 싣고서. 

스치는 창가에 그대가 안녕을 하며. 흔들거릴 때마다. 
내 마음의 일면은 그사이에 오도 가도 못하게 됩니다. 

그립다는 말. 사람이 그립다는 말. 그 말의 깊이에서. 
허우적거리는 달빛은 오늘도 말이 없이 떠 있네요. 

진정으로 자비롭게 사랑한다면. 멀리서 바라보며. 
오래도록 그리워한다고 어찌 말처럼 쉽겠습니까. 

달빛은 점점 해를 갉아먹고. 시간은 짧아지고. 
기다림은 길어지고. 왜 이리 그리워지는지요. 

왜 당신이 그리워지는 것입니까. 찬바람이 
부는 날에는 기댈 벽처럼 그리워집니다.

- 옮긴 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