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를 수 없는 정

눈에 보이지도 만질 수 없는 사랑인데 
왜 이리 가슴에 담을 수도 없는 그리움만 
가을 낙엽처럼 차곡차곡 쌓여 만 가는지요 

잘라내도 자꾸만 타오르는 담쟁이 넝쿨처럼 
어쩌자고 이렇게 시퍼런 그리움만 자라는지요 

돈처럼 써버려서 줄어들 수 있는 게 사랑이라면 
연극처럼 안보고도 살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면 
쓰리고 아린 사랑의 아픔도 그리움도 없을 텐데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사랑이 어떻게 인생을 
제멋대로 쥐고 흔들어 대는지 정말 모를 일입니다 

나를 찾지도 돌아보지도 않는 사람인데 놓아주지도 
붙잡지도 못하는 외사랑에 애태우는 내가 머물곳을 
찾지 못하는 파랑새처럼 한없이 시리고 외롭습니다 

오르지도 따오지도 못할 하늘의 별을 보며 가슴만 
태우는 내가 한없이 어리석고 못난 바보 같아서 
저 자신 너무나 작고 초라해지는 모습입니다

- 좋은글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