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수 없다면 아프단 말도 말아야 하는데.
숨 쉬며 사는 인생에 쉬움이 있기나 하나요.
눈·비 바람의 시절마다 채운 나무 사이에
물이 들어도 그저 그냥 살아가야 합니까.
짧은 가을은 해마다 머물다 가는데.
그 무엇 가에 제대로 빠져보지 못하고
변변한 그 어떠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가을이 온통 미쳐버리지 않고서야.
물든 기운을 어디서 불러올 수 있을까.
마음을 다 풀어내기엔 짧기만 한 여정.
문제와 답 사이 갈등의 숙제를 푸느라.
소중한 것들의 순간과 선택의 선에 놓여
마음을 재우는 인내의 삶이 되고 있네요.
한여름 폭풍우처럼 휘몰아 오르던 욕망을
이겨내기란 얼마나 어려웠던지요. 다시는.
다짐하고서도 차마 내치치 못한 미련으로
세상과 작별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행복이란 이름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허기인지 배고픔인지 불분명한 생의 삶의
갈래로 부터 사라졌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사랑이란 게 이런 것인가 보다 싶은 사랑.
어디로든 방향을 놓고 텅 빈 소리가 나도록
내 안을 퍼내 버린 세상에 안녕을 고한다면.
일이나 사람에도 그리고 자신에게 품어도
괜찮을 허락받은 욕심만 부여잡고 착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