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주막(酒幕)이랍니다.
구천(九泉)을 떠돌던 영혼으로
한잔하려 세상 주막에 왔습니다.
단 술 쓴 술로 취하러 온 거예요.
올때 마실잔 들고 오는 사람없고.
갈때 마신잔 들고 가는 사람없대요.
이처럼 우리는 너나 없이 빈손으로
잠시 주막에 들러 요기하고 간대요.
잔 안가져 왔다고. 안파는 주막없고.
잔 없어서 술 못 마실 주막도 없지만.
내가 사용한 잔은 내 것이 아니래요.
갈 때는 주막에 놓고 가야 한답니다.
단 술 먹고 웃고. 쓴 술 먹고 운데요.
시끌벅적했던 세상 그곳은 주막이고
술깨면 떠나가는 게 나그네인 거래요.
훗날 오는 손님에게 내잔을 내어주고
때가 되면 홀연히 빈손으로 가야 하는
나는 酒客에 불과한 것이 인생이래요,
- 좋은글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