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보내는 편지

그리움의 살을 메기어 새벽같이 
떠난 화살은 매서운 바람 앞에 더 
나갈 길을 몰라 잠시 방황합니다. 

마음과 마음이 한 곳을 쳐다보며 
행복만을 조심스럽게 키워왔던 
날들마저 거짓이라 여기시는 
당신이 야속하기도 합니다. 

그립고 그리워서 초라한 남루를 
숨기지도 못한 채 꿈결에서조차 
달려 본 자갈길이 모래밭이 될 
그 길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모처럼 이른 아침 햇살 앞에 
어지럽고 현기증이 나네요. 

사랑은 말로 하는 게 아니구나. 
그것이 사랑이었구나. 당신 
마음 이제야 확인합니다. 

문을 닫고 있었던 것은 
당신이 아니라 나였음을 

미쳐 깨닫지 못한 순간에 떠난 
나약한 그리움의 화살이 날 퍼런 
비수로 되돌아와 꽂히는 듯 활짝 
열리는 문 앞에서 휘청거립니다. 

다만. 사랑이었음을. 확인하고 
휘청거리며 방황을 끝낸 오늘 
더없이 행복하기만 합니다.

-좋은글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