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계절

강물이 저 혼자 흐르다가 또 다른 물을 만나 
하나가 되듯이 우리도 서로 손잡고 물이 되어

한세상 흐르다가 먼바다에 이르러 갈대꽃처럼 
피어나면 좋겠어 그저 어느 한계절 모퉁이서

금방 불붙은 사랑처럼 금세 피었다가 시들고 
마는 진한 향기보다는 있는듯 없는듯 풍기는 
구절초 같은 은은한 향기였음 좋겠습니다,

억새풀처럼 머리가 희고 잔주름이 늘어난다
해도 두 손 꼭 잡고 저녁 숲에 내리는 풀벌레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을비 찬바람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산비알 
모여드는 낙엽같은 그리움을 허전한 가슴에 
차곡차곡 쌓으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좋은글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