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익어갈 때

그리운 이름 그리운 얼굴인 구절초, 
마타리, 쑥부쟁이꽃으로 피기 때문이다, 

봄 여름 헤매던 연서가 가난한 가슴에 닿아 
열매로 익어갈 때 몇몇은 낙엽이 되었으리라, 

온종일 망설이던 수화기를 들면 긴 신호음으로 
달려온 그대를 보듯, 애잔하게 뒹구는 낙엽이여 

가슴의 현이란 모두 열어 귀뚜리의 선율이 울어도 
가을이 아름다운 건 그대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좋은글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