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처럼 살 수 있다면

버릴 수 없다면 아프단 말도 하지 말걸, 
숨 쉬며 사는 인생에 쉼이 있기나 할까, 

그냥 사는 거지 비바람에도 불만 없이 
나무들 사이에서 단풍이 들 때쯤이면 
또 다시 나의 삶을 생각 해 봅니다. 

온통 미쳐버리지 않고서 붉디붉은 
단풍의 기운을 어디서 불 수 있을까, 
마음을 다 풀어내기에 짧은 인생 길, 

문제와 답 사이 갈등의 숙제를 푸느라, 
소중한 것의 순간과 선택의 선을 놓아 
마음을 잠재우는 부질없는 허상 때도. 

여름 폭우처럼 휘몰아 오르던 욕망을 
이겨내기란 얼마나 어려웠던가, 다시. 
다시는, 몇 번을 다짐하고서도 차마 
내치치 못한 미련으로 이 세상과 
작별을 할지도 모를 일이겠지만, 

생이 만들어 준 작은 미소 한 송이, 
눈물 한 방울, 너무 고마운 일이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길이라 한대도, 
웃음 만발한 평지길 대신 가시넝쿨 
거둬냈던 길로 가고 있을 내 모습, 

어깨를 두드리며 힘들단 혼잣말도 
어제의 그랬던 것처럼 감사합니다.

-좋은글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