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드릴게요.

아무것도 가지지 말고 
가벼운 걸음으로 오세요. 

무거운 마음을 둘 곳이 없다면 
가지고 출입해 주셔도 좋습니다. 

인생처럼 쓰디쓴 비싼 차는 없지만. 
대신. 그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향기를 가진 커피를 타 드리겠습니다. 

어쩌면 숭늉같은 커피일지도 모릅니다. 
탈 줄도 모르는 차지만. 마음으로 타서 
맛이 없어도 향기만은 으뜸이랍니다. 

허름한 차림으로 오셔도 좋아요. 
어차피 인생이란 산뜻한 양복처럼 
세련된 생활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벙거지에 다 해어진 옷이라도 
그대가 마실 커피는 있답니다. 

오신 분의 피로함을 풀어 줄 
향기 있는 차를 타드리겠어요. 

최고로 맛있는 커피나 차가 
생각나시면 안 오셔도 됩니다. 

오셔서 맛없다고 향기만 맡고 
가셔도 되고요. 돈은 받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공짜는 아니에요. 그대의 
무거운 마음의 빚을 놓고 가십시오. 
놓기 힘드시면 울고 가셔도 됩니다. 

삶이 힘드시거든 언제든지 오세요. 
맛이 없어도 향기로 차를 들고 가세요. 

마시기 힘드시거든 마음으로 드세요. 
나도 마음으로 커피를 드리겠습니다.

-좋은글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