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에 가을 창

짙은 회색빛 흐린 날 오후 싸늘하고 스산한 바람이 분다, 
어느새 땅 위에 구르는 낙엽에서 왠지 모를 마음 한편에 
허전한 바람 불어와 초행길 같다, 왠지 낯설게 느껴진다, 

언젠가부터 보이지 않는 나름대로 상상하며 그려왔던 
공간에서 좋은 인연으로 주고받았던 보석 같은 사귐 

어느 날 소리 없이 사라져 버릴 때, 그와 나누었던 
짧은 대화의 이야기들이 아직도 심연에 가득합니다, 

하늘로 훌쩍 떠나버린 한 잎에 낙엽처럼 소리 없는 
침묵 속에 사라져가는 글 속의 인연은 지금은 어디에 

그렇게 만나고 또 헤어지며 또 그렇게 떠나는 것을 
식어가고 비워져 가는 찻잔의 아쉽고 허전한 마음처럼 

언젠가 다시 아름다운 사랑이 비워진 찻잔에 채워지기를 
작은 기도로 바라보는 회색빛 흐린 날 가을 창이 쓸쓸하다.

-좋은글中-